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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저도 "또 과장된 거 아냐?"라고 넘기려 했습니다. 그런데 찾아볼수록 이건 단순한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2026년 6월, 살아 있는 인간의 눈에 '늙은 세포를 되돌리는 주사'가 실제로 투여됐습니다. FDA 승인까지 받고서요. 노화가 정말 치료 가능한 질병이 되는 시대가 오는 건지,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세포 리프로그래밍, 진짜로 시작됐습니다
여러분은 노화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냥 몸이 낡아가는 거라고 막연하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하버드대 생물학과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의 설명을 접하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싱클레어 교수는 "DNA 자체는 멀쩡하다. 문제는 설정이 꼬인 것"이라고 말합니다. 쉽게 말해 노화는 하드웨어 고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오류라는 겁니다. 그리고 설정을 되돌릴 수 있다면 노화도 되돌릴 수 있다는 논리예요. 30년 넘게 이 주장을 해온 학자가 이제 실제로 사람에게 그 주사를 놓은 겁니다.
그 핵심에 있는 것이 바로 세포 리프로그래밍(Cell Reprogramming)입니다. 여기서 세포 리프로그래밍이란 다 자란 성체 세포를 초기 상태인 줄기세포에 가깝게 되돌리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 분야의 출발점이 된 것이 야마나카 인자(Yamanaka Factors)인데, 야마나카 인자란 성체 세포를 줄기세포 상태로 초기화하는 데 관여하는 네 가지 단백질을 말합니다. 이 발견으로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죠.
싱클레어 교수의 스타트업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가 만든 약 '100'은 이 야마나카 인자 중 세 가지의 설계도를 바이러스를 운반체로 활용해 눈 속 신경 세포에 주입합니다. 안전 장치도 달았는데, 특정 항생제를 먹을 때만 유전자가 켜지고 끊으면 꺼지는 방식입니다. 현재 녹내장 및 시신경 손상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 중입니다(출처: Nature Aging).
제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솔직히 등골이 좀 서늘했습니다. SF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실제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잖아요.
- 야마나카 인자: 성체 세포를 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네 가지 단백질
- 세포 리프로그래밍: DNA는 그대로 두고 유전자 발현 설정만 초기화하는 기술
- 약 '100': 바이러스 운반체로 리프로그래밍 단백질을 눈 속 세포에 전달, 항생제로 온·오프 제어
- FDA 승인 후 녹내장·시신경 손상 환자 18명 대상 임상 진행 중
AI 신약개발이 판을 바꿨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일까요? 수십 년 동안 풀리지 않던 문제가 갑자기 이렇게 속도를 내는 이유가 뭘까요?
제가 AI를 업무에 활용하면서 느낀 건데, AI가 '반복 노가다'를 대체하는 속도가 정말 무섭습니다. 노화 연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노화를 촉진하는 세포(노화 세포, Senescent Cell)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물질을 찾는 연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여기서 노화 세포란 더 이상 분열하지 않으면서도 죽지 않고 주변 조직에 염증을 유발하는 세포를 말하는데, 이게 노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MIT와 하버드대 공동 연구팀은 이 노화 세포를 없애는 후보 물질 80만 개를 AI로 분석해 단 세 개로 추려냈습니다. 연구자 한 명이 하나씩 테스트했다면 수십 년이 걸렸을 작업입니다. 그중 BRD라는 후보 물질을 노화가 많이 진행된 쥐에게 적용했더니 노화 촉진 물질이 20~60% 감소했고, 이 결과는 세계 최고의 노화 전문 저널인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게재되며 학계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AI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샘 올트먼이 1억 8천만 달러를 직접 투자한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는 오픈AI와 협력해 단백질 설계 AI를 활용, 세포를 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핵심 단백질을 새로 설계했습니다. 결과는 기존 대비 리프로그래밍 효율이 50배 이상 향상됐습니다. 50배요. 이건 개선이 아니라 차원이 다른 도약입니다(출처: FDA).
제프 베이조스가 후원한 알토스랩스는 출범 당시부터 30억 달러를 유치했고, 야마나카 신야와 유전자 가위(CRISPR) 분야 노벨 화학상 수상자 제니퍼 다우드나까지 합류시켰습니다. 여기서 유전자 가위(CRISPR)란 특정 DNA 서열을 정밀하게 잘라내거나 편집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과학자들이 한 회사에 모인 셈인데, 이게 단순한 투자 트렌드로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영생 가능성,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게 진짜 '영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조금 더 건강하게 사는 수준에 그치는 걸까요?
제 경험상 이런 기술 뉴스는 두 가지 반응으로 갈립니다. "드디어 왔다"와 "또 과장이겠지". 저도 처음엔 후자였습니다. 그런데 시진핑과 푸틴이 직접 만나 "이번 세기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대화를 나눴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세계 최대 강대국 지도자들이 공개 석상에서 불로장생을 언급한다는 건, 단순한 빈말이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냉정하게 짚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가장 큰 위험은 암입니다. 야마나카 인자 중 특정 단백질은 세포를 빠르게 성장·분열시키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이게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종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UC 데이비스의 폴 교수가 "세포 리프로그래밍은 극도로 위험하다"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회춘이냐 암이냐를 가르는 도박이라는 표현이 과장만은 아닙니다.
그래도 저는 이 흐름이 멈추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스페이스X도 10년 전엔 도박이었으니까요. 북극해에 임진왜란 무렵 태어나 지금도 살아 있는 500살짜리 상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노화가 모든 생명체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닐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그리고 한국 입장에서도 이건 나쁜 뉴스가 아닙니다. 송도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은 미국 보스턴의 두 배 수준으로, 2032년 214만 리터까지 확장될 예정입니다. 노화 역전 기술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세계 최대 바이오 생산 기지가 여기 있다는 건 의미심장한 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세포 리프로그래밍이 실제로 사람한테 안전한가요?
A. 아직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된 단계는 아닙니다. 현재 싱클레어 교수팀의 임상은 FDA 승인을 받았지만, 외신도 '매우 위험하고 선구적인 연구'라고 표현했습니다. 야마나카 인자의 특정 단백질이 과활성화될 경우 종양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가 연구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어, 항생제로 유전자를 제어하는 안전 장치를 달았지만 장기 데이터는 아직 없습니다. 임상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Q. AI가 신약개발에서 어느 정도까지 역할을 하나요?
A. 단순히 빠른 것을 넘어 질적으로 다른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MIT·하버드 공동 연구팀이 80만 개 후보 물질을 세 개로 압축한 사례처럼, 사람이 수십 년 걸릴 작업을 단기간에 처리하는 수준입니다.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오픈AI와 협력해 설계한 단백질로 세포 리프로그래밍 효율을 50배 높였는데, 이는 약을 찾는 것을 넘어 단백질 자체를 새로 설계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뜻입니다.
Q. 한국이 노화 역전 연구에서 어떤 위치인가요?
A. 연구보다는 생산 역량 측면에서 세계 최전선에 있습니다. 인천 송도를 중심으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집결해 있으며, 현재 연간 103만 리터 수준인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이 2032년까지 214만 리터로 확장될 예정입니다. 이는 미국 보스턴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노화 역전 치료제가 상용화되는 시점에 핵심 생산 거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중국이나 러시아가 미국보다 먼저 노화 역전을 실현할 수 있나요?
A.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생명공학 연구에서 인간 임상은 결국 필수적인데, 미국처럼 FDA의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실험 속도가 훨씬 빠를 수 있습니다. 시진핑과 푸틴이 공개 석상에서 150세, 불멸을 언급한 것이 단순한 수사가 아닐 수 있다는 시각도 있어, 이 분야는 단순한 과학 경쟁이 아닌 국가 전략 경쟁으로 번질 여지가 있습니다.
결론
저는 3년 전 세르게이 영의 책 '영노화'를 처음 읽었을 때, 솔직히 "흥미로운 미래 이야기" 정도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그 책에 추천사를 쓴 레이 커즈와일이 남긴 말, "여러분은 살아생전 노화가 해결되고 죽음이 극복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는 문장이 지금은 다르게 읽힙니다.
2026년 6월 현재, 인간 세포 리프로그래밍 임상은 시작됐고, AI는 80만 개 후보를 세 개로 압축하며 신약개발의 속도를 바꿨습니다. 아직 리스크가 크고 완성된 기술은 아니지만, 방향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앞으로 5~10년 사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저도 주의 깊게 지켜볼 생각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되는 연구 결과와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의 임상 진행 상황을 꾸준히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